라오스 국화 독참파,사랑과 죽음 그리고 영혼의 꽃

라오스 국화 독참파 꽃

라오스 국화 독참파,사랑과 죽음 그리고 영혼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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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국화 독참파(Dok Champa), 그 향기에 숨겨진 반전 이야기


라오스 국화 ‘독참파(Dok Champa)’는 라오스를 여행하다 보면 비엔티안 공항에서부터 사원, 리조트, 심지어 길거리까지 어디서나 마주치게 되는 친숙한 꽃입니다.

흰색 꽃잎 안쪽에 은은하게 번지는 노란 빛깔, 그리고 코끝을 맴도는 달콤하고 우아한 향기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 꽃을 ‘플루메리아(Plumeria)’라고 부르며 휴양지의 낭만적인 장식품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라오스 사람들에게 이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영혼을 잇는 아주 복잡하고도 신비로운 매개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라오스 항공 기내지 ‘Champa Meuanglao’에 실린 칼럼을 바탕으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독참파의 충격적이고도 아름다운 비밀을 깊이 파헤쳐 보려 합니다.

알고 보면 더 신비로운 라오스의 상징,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라오스 국화 독참파 하얀 꽃

라오스 국화의 고향은 사실 아메리카 대륙?

놀랍게도 라오스를 대표하는 이 꽃의 고향은 동남아가 아닌, 지구 반대편 아메리카 열대 지방입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 무렵, 무역 경로를 통해 인도로 먼저 전해졌고, 당시 산스크리트어로 ‘캄파(Campa)’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불교와 힌두교 문화의 전파와 함께 라오스로 들어오면서 현지 발음인 ‘참파(Champa)’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라오스어로 ‘독(Dok)’은 꽃을 의미하므로 합쳐서 ‘독참파’가 된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이 꽃에서 향수를 추출한 이탈리아 귀족의 이름을 따 ‘프랑지파니(Frangipani)’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먼 대륙에서 건너와 한 나라의 영혼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독참파가 가진 강인한 적응력과 매력을 보여줍니다.

라오스 국화 덕참파 꽃이 묘지의 나무가 된 사연

라오스 국화 독참파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기가 되면 잎이 모두 떨어져 마치 앙상하게 죽은 나무처럼 보이다가도, 우기가 다가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려한 잎과 꽃을 터뜨리며 부활합니다.

이러한 극적인 생명력 덕분에 라오스 사람들은 이 나무를 ‘불멸’과 ‘재생’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화려한 리조트뿐만 아니라, 죽은 자들의 공간인 묘지에서도 이 나무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슬픔에 잠긴 유족들에게 “생명은 죽지 않고 다시 돌아온다”는 무언의 위로를 건네는 셈입니다.이와 관련된 유명한 전설로 ‘네 그루의 참파 나무(Champa Si Ton)’ 이야기가 있습니다.

계모의 질투로 억울하게 죽임당한 네 명의 어린 왕자가 무덤가에서 네 그루의 참파 나무로 환생하여 불사신이 된다는 내용입니다.이처럼 독참파는 죽음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라오스 국화 빨간 덕참파

총알을 꽃으로 바꾼 믿음, 영혼을 부르는 힘

독참파는 영적인 세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도 통합니다.

라오스 남부에서는 사람을 해치는 악령 ‘피 팝(phi pop)’을 쫓아내는 의식에 독참파 꽃을 띄운 성수를 사용하며, 북부의 샤먼들은 주술이나 연애 문제를 해결할 때 이 꽃의 영험한 힘을 빌립니다.

가장 극적인 일화는 1902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사반나켓 지역에서 발생한 봉기 때의 기록입니다. 당시 라오스 사람들은 자신들이 독참파의 영적인 가호를 받고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들은 프랑스 군의 총알이 자신들의 몸에 닿는 순간, 살상 무기가 아닌 향기로운 독참파 꽃으로 변할 것이라 믿으며 두려움 없이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했다고 합니다.

비록 역사는 비극으로 기록되었을지라도, 라오스 사람들이 이 꽃에 얼마나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순수한 사랑 vs 불행한 사랑, 두 얼굴의 꽃

전통적으로 독참파는 ‘사랑의 꽃’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루어지지 못한 두 연인이 죽어 재가 되었고, 그곳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합니다.

티 없이 하얀 꽃잎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술과 암술은 ‘순결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재미있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문화적으로 가까운 태국의 영향 때문인데요.

태국에서 독참파(태국명: 란 톰, lan thom)를 소재로 한 슬픈 내용의 드라마가 대히트를 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 꽃이 ‘이루어질 수 없는 불행한 사랑’이나 ‘슬픔’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라오스 국화 독참파 꽃

아무나 심을 수 없는 ‘권력의 나무’

라오스 여행 중 독참파가 너무 예뻐서 “나도 마당에 심고 싶다”고 말하면 현지인들이 말릴지도 모릅니다. 라오스에는 ‘암낫(Amnat)’, 즉 강력한 권력이나 힘을 가진 사람만이 이 나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오랜 속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왕족이나 고위 승려들만이 사원(Wat)이나 궁전에 이 나무를 심을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함부로 집 안에 심으면 그 강력한 기운을 이기지 못해 가족에게 불행이나 죽음이 찾아온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독참파는 개인 주택보다는 주로 사원이나 공공장소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라오스 국화, 그 향기에 담긴 영혼을 기억하며

라오스의 시인 피에르 응인(Pierre Nginn)은 독참파를 두고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나는 꽃”이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제 라오스 여행 중 이 하얀 꽃을 마주친다면, 단순히 예쁜 장식품으로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라오스 사람들의 역사이자, 신앙이며, 영원한 삶에 대한 염원입니다. 만약 독참파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루앙프라방에 위치한 ‘파딷케 식물원(Pha Tad Ke Botanical Garden)’을 방문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곳에서 라오스의 영혼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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